#20 헌신의 자리(헌신대)로 나갑시다.
2025. 04. 13.

가정교회의 세 축 역시 이 헌신을 향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습니다. 목장에서는 정(情)이 터치되어 교회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마음이 열리게 되고, 삶 공부에서는 지(知)가 터치되어 복음의 내용과 목장 식구들의 삶을 조금 더 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주일연합예배에서는 의(意)가 터치되어 하나님께 순종하고 헌신하는 삶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정교회는 성도들이 예배 중에 반응하고 결단할 수 있도록 '찬양과 헌신' 순서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에 앞으로 나아가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도록 '헌신대'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공간상의 제약으로 인해, 헌신대 대신 맨 앞줄에 '헌신의 자리'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휴스턴서울교회 이수관 담임목사님께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헌신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쓰신 글이 있어, 그 일부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런데 성도님들이 예수님을 영접한 후 신앙적으로 변화되는 속도는 앞으로 걸어 나오는 이 헌신의 빈도수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합니다. 즉, 자주 앞으로 나와서 기도를 받거나 재헌신하는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확실히 변화와 성장의 속도가 빠릅니다. 거기에 비해 1년이 가도 헌신 한 번 안 하는 분들은 분명히 신앙의 발전이 자주 헌신하는 사람에 비해 더딥니다.
그것이 헌신이 주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보통 설교를 듣고 ‘좋다, 은혜 받았다’하고 나가면, 그냥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면에 설교를 듣고 자기의 문제를 가지고 나와서 구체적으로 고백할 때 그것을 이길 힘이 생깁니다. 또 ‘내가 이렇게 해 보겠다’라고 구체적으로 결단할 때 설교가 애매한 은혜로 끝나지 않고 나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담임목사가 되기 전에는 수없이 헌신을 했습니다. 그런데 늘 느끼는 것은 헌신대에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성령님의 은혜의 역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설교 가운데서 깨달음이 느껴졌을 때, 그것을 가지고 걸어나가서 헌신대에 무릎을 꿇고 앉으면 일단 마음 자세가 달라집니다. 하나님 앞에 나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깨달음과 헌신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헌신카드에 기록할 때, 헌신의 마음이 정리가 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담임목사님이 기도해 주시는 순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기도하는 시간은 순전한 하나님과의 시간입니다. 그런 시간 후에 받는 담임목사님의 기도는 설명할 수 없는 은혜가 있습니다." (「예배 가운데 헌신 시간의 중요성」, 2018.05.12.)
작년 2월, 휴스턴서울교회에서 헌신대로 나가 무릎 꿇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늦게 나가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목녀님의 이야기를 듣고, 헌신대 바로 뒤에 앉아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찬양과 헌신' 시간에 얼른 나갔습니다. 정말 금세 자리가 다 차더군요. 설레는 마음, 촉촉한 마음으로 머리를 숙였습니다. 잔잔한 떨림이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화목한교회 성도님들도 이 소중한 기회를 많이 누릴 수 있길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주로 ‘마음속으로’ 반응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마음으로부터의 동의 정도를 구하는 분이 아닙니다. 진지한 응답과 헌신의 자리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생명의 삶으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 모두 마음의 울림을 외면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나가보면 어떨까요?
물론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예배 중에 앞으로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용기를 내봅시다. 목자님들도 격려하며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