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서로 돌봄 공동체

2025. 11. 23.
  

《한국교회 트렌드 2026》을 통해 한국 교회의 흐름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심플처치', '강소교회'에 이어 오늘 함께 나누고 싶은 세 번째 키워드는 '서로 돌봄 공동체'입니다.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그리고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고립감과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돌봄'은 더 이상 특정 취약 계층에게만 필요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생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책은 지금까지 교회가 해왔던 '일방적인 봉사'로서의 돌봄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합니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구분된 돌봄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돌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제는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줄 것인가'라는 형식적 차원을 넘어 '어떻게 함께, 그리고 서로 돌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 돌봄이 본질적으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천이라면 그 자체가 관계 공동체인 교회는 돌봄에 있어서 더 특별한 책임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저는 무릎을 쳤습니다. 세상은 이제야 '서로 돌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목장'이라는 가족 공동체를 통해 이 가치를 실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의 목장은 단순히 밥을 먹고 말씀을 나누는 모임이 아닙니다. 일주일 동안 치열한 세상에서 상처 입은 영혼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을 내어놓고, 들어주고, 함께 울어주는 '치유와 회복의 장'입니다. 책에서도 오늘날 성도들이 가장 원하는 돌봄은 문제 해결이나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라고 말합니다. 바로 우리 목장에서 매주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교회는 이미 훌륭한 '서로 돌봄 공동체'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서로'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자만 목장 식구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목원들도 목자의 지친 어깨를 토닥여주고, 목자처럼 목장 식구들을 챙겨주어야 합니다.

특히, 목자는 앞에서 이끌어 가는 입장이다 보니, 정작 자신의 아픔은 숨길 때가 있습니다. 이번 한 주는 우리 목자님들에게 먼저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 보면 어떨까요? 그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서로 사랑'이며, 세상이 그토록 부러워하는 '서로 돌봄 공동체'의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 목장들이 서로를 향한 따뜻한 관심으로 더욱 훈훈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