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강소교회
2025. 11. 16.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6》을 계속 읽어내려가다, 또 하나 반가운 키워드를 만났습니다. 바로 '강소교회(强小敎會)'입니다. 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작지만 강한 교회'라는 뜻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은연중에 작은 교회를 '아직 성장하지 못한 교회'나 '대형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로 인식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기준이 그러하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관점을 달리합니다. 단순히 규모가 작은 교회가 아니라, 작지만 단단하고 영향력 있는 '강소교회'가 한국 교회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책의 한 구절을 옮겨봅니다.
"강소교회는 명확한 목회 철학과 분명한 사명을 바탕으로 날렵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소규모 교회를 일컫는다. 규모는 작아도 전략적이고 민첩한 '작은 전투 부대' 같은 교회로 지역 내에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지속 가능한 사역을 이어가는 모델이다."
대형 교회만이 할 수 있는 귀한 사역과 역할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넓은 품과 인프라는 한국 교회의 든든한 자산입니다! 하지만 작은 교회가 감당해야 할 몫과 부르심 또한 분명히 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우리 화목한교회의 성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우리가 바로 이 '강소교회'의 길을 걷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정교회는 태생적으로 '강소교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보다 선명한 목회 철학을 가지고 있고, 목장이라는 '작은 전투 부대들'이 곳곳에서 끈끈하게 동행하고 있으며, 작지만 단단한 많은 교회들이 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합시다. 우리는 작아서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작아서 더 깊이 사랑할 수 있고, 작아서 더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을.
물론, 작다는 것이 곧 건강하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도 단순히 '작은 상태'를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단단함'입니다. 비록 우리가 소유한 건물이나 넉넉한 자원은 없을지라도, 교회의 사명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성경적으로 사역을 나누어 맡으며, 삶을 통해 함께 훈련 받고, 다른 이의 성공을 위해 섬기는, 그런 단단함 말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습 그대로,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신앙생활을 해나가면 됩니다. 느리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하나님께서 맡겨주시는 영혼들을 넉넉히 품어내는 교회로 마지막 날까지 쓰임 받을 것입니다.
작지만 단단한 교회, 화목한교회는 이미 '강소교회'입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