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2년 간의 학업을 돌아보며
2025. 12. 14.

시간이 참 빠릅니다. 지난 2년 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힘들게 오가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의 상담학 공부를 이번 주에 모두 마쳤습니다.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원래 '설교'에만 집중하던 목사였습니다. 목회의 본질은 말씀 선포에 있다고 믿기에,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더 바르게 전할 수 있을까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화목한교회가 개척되고, 성도님들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살을 맞대며 지내다 보니,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결여된 설교는 공허한 외침이 되어버리고, 그저 바른말에 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 삶의 이면은 훨씬 거대합니다. 내 삶의 여정은 누구도 온전히 알 수 없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과 이유를 찾기 어려운 아픔이 삶을 채우고 있습니다. 매장당한 슬픔은 어딘가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돌아오고, 내가 그토록 싫어했던 누군가의 모습은 끈질기게 내 안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그것이 부인할 수 없는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사람에 관해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돌보고 싶었습니다. 목양을 맡은 담임목사로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졸업한 합신에 상담학 전공이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성경적인 필터'를 거친 건강한 상담학에 대한 기대 속에 다시 책가방을 멨습니다.
지난 2년은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선생님들과 동료들을 만나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을 더 다양한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삶의 이면들, 내면의 복잡한 결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개인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제 곁에 있는 가족과 이웃이 더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연약함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니,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도 품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얻은 중요한 통찰 중 하나는 '일반은총'에 대한 재발견입니다. 상담학 같은 학문도 결국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은총의 영역임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이를 무시하거나 피할 것이 아니라, 성경적 원리 안에서 잘 선용한다면 목회에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목사님들에게도 "설교학 못지않게 상담학 공부도 꼭 필요하다"고 권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부할수록 상담학의 한계 또한 분명히 느꼈습니다. 상담학은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훌륭한 '도구'는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답'은 될 수 없었습니다. 사람을 진정으로 살리고 회복시키는 힘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독교 세계관과 신학으로 무장된, 준비된 크리스천 상담자가 더욱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앞으로는 '로고테라피(의미치료)'를 좀 더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 목회칼럼(#45 어둠 속에서도 빛은 있나니)에서 소개했던 빅터 프랭클의 사상인데, 인간을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로 보는 관점이 기독교 세계관과 닿아있는 지점이 많아 보입니다.
지난 2년, 개척 초기임에도 학교에 다니는 담임목사의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기도로 후원해주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설교'라는 뼈대 위에 '상담'이라는 살을 입혀, 성도님들의 영혼과 삶을 더 부지런히 돌보는 목사가 되겠습니다.
신윤철 목사
pastor@peaceful.church